일본증시 37% 오를 때 한국증시는…"이러다 다 죽어" [더 머니이스트-정의정의 동학개미통신]

입력 2024-01-26 08:00   수정 2024-01-26 11:31


우리 주식시장은 아직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어두운 그늘 속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공매도가 금지됐던 2021년 당시 사상 최초로 코스피 3000을 돌파했고, 여세를 몰아서 3300을 찍기도 했지만, 그 이후 성장 날개가 꺾인 채 지루한 하락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장 탈출'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국내는 투자 매력이 없다는 판단에 미국, 일본, 인도 등으로 주식 이민을 가는 개인 투자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증시 침체 위기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이러다가는 다 죽어'라는 대사가 우리 주식시장과 연결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과 해법에 대해 간단히 짚어보겠습니다.
날아오르는 일본 vs 터널 속 한국
올해 들어 일본을 비롯해 미국, 인도, 대만,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증시의 주요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부 지수는 사상 최고점을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스피는 초라한 성적표로 1400만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지난 1년간 37% 상승했지만, 우리는 3% 상승에 그쳤습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3년 전 일본 지수에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131만원을 돌려받았을 수 있다고 합니다. 같은 기간 한국에 투자한 투자자는 89만원으로 원금 손실이라고 합니다.

국내 주식시장에도 일본거래소가 주도해서 성공한 '거버넌스 개혁 프로그램' 같은 위기 탈출용 해법이 하루빨리 제시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망 매물에 의해 계단식 하락장이 올 수 있습니다. 비상시에는 비상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게 바로 지금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하려면
작년 12월 영국의 대표적 연기금 '허미스'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준 이하의 법률과 규정'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한국의 대주주들은 자신을 위해 많은 수익을 가져가지만 일반주주들은 부당한 취급(mistreat)을 받는다고 주장했는데요. 자본 시장을 공정하게 작동시키는 법치주의가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쓴소리를 하면서 우리나라의 대주주들이 회사 이익을 마음대로 가져가는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주주들은 고율의 상속세를 회피하기 위해 주가를 낮게 유지하고 일부러 배당을 적게 합니다. 대신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통해 현금을 지출하고,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서 소각시키지 않고 그대로 두거나 우호적인 자에게 매각해 경영권을 방어합니다. 급기야는 주식교환, 일반주주 강제 매도를 통해 일반주주들이 대주주에게 주식을 싸게 팔도록 강제하기도 합니다. 이사회가 주주들에 대한 충실의무를 부담하지 않기에 대주주만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독차지하고 일반주주들은 오히려 주가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 점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코스피는 2007년 2000을 돌파한 이후 17년째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독한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단발성 단기 처방만 가지고 해소될 사안은 아닙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집단지성의 힘으로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우리 주식시장의 문제점을 모두 끄집어낸 뒤 하나하나 점검하고 고쳐나가고 제대로 개선해야만 침체된 주식시장이 활성화되고 주식 시장의 체력이 강화될 것입니다.

가장 시급한 건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입니다. 미국은 금융자산(주식, 예금 등)과 실물자산(부동산 등) 비율이 7대 3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3대 7 수준으로 금융자산 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증시에 시중 유동자금 등 신규 자금이 지속해서 유입되는 것은 증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금융당국과 자본시장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이 합심해서 우리 주식시장을 부흥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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